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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10년 전에는
딸이 서른이 넘었는데 결혼을 못하고 있다면 상담하는 부모들이 있었다.

요새는
딸이 서른, 마흔이 넘어도 결혼을 못했다고 상담하는 부모들 보다는
본인이 능력은 있어 결혼은 급하지 않은데
지금 만나고 있는 상대에게 본인이 알지 못하는 단점이나 문제가 될 만한
사정들이 있는지 상담하는 여성들이 늘었다.

결혼 할 마음이 들어서 그런 것을 물어보는지,
단지, 혹, 상대가 본인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여 출발하는
단순한 호기심(?)인지 알 수는 없다.
어느것이 되었든... 상대를 믿지 못하겠다는 결론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외모도, 직업도 자랑할 만한 단골 여성 고객이 있었다.
나이는 이미 중년이었지만 결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늘~ 사업 계약, 아파트 청약등 재물과 관련하여 사전에 나에게 좋은지 여부를 묻곤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한 남성의 사주를 불러 주며,
그저 점사가 나오는데로 다 말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딱히 좋지않다고 시작하여
돈이 주머니에 오래 머물지 않고
겉과 속이 너무 다르며, 그것을 남이 알아 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했더니,
휑하니 나가 버렸다.

일주일도 안 되어 큰 소리로 울고 불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못 알아듣게
욕을 하며 억울해 했다.
내가 풀어준 점사를 듣자 마자 사람을 붙여 감시를 했는데

현재 만나고 있는 여자만 3명이 더 있었고...
살고 있는 집은 그 여자들 중 하나가 마련해 준 것으로 명의도 그여자 집이었다고 한다.
여자들의 나이도 전부 남자보다 많아서, 10살이상 연상인 여자도 있었단다.

늘 출장이나 해외 세미나로 바쁜 줄 알았던 남자의 실상을 알고 나서
본인도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딱히 고소할 만한 일이 없어 화만 난다며 또... 운다.

사실이 그러했다면,
더 안 좋은 일이 생기기 전에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는 것이 맞다며 달래주었으나,
나에게 말 못한 손실이 있었는지 분함을 삭히지 못했다.

연륜이 쌓이고, 사는 것에 부족함이 없을 수록
순수함은 줄어 들고
의심하여 피할 수 있으면 좋지만
피하지 못하면 손해를 보고
믿음도 그 손해만큼 깊이 파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