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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왜 저는 안 될까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열대야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날에 상담했던 것으로 기억되는 사연입니다.
목소리만으로도 어떤 분인가를 짐작하게 하는 귀여움이 묻어나는 내담자의 사연을 접하였습니다.
통화가 연결된 후에도 잠시 동안 아무 말씀이 없었기에 다시 한 번 인사를 드려서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습니다.
작은 목소리가 수화기 저편에서 떨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왜 나는 안 될까요? 왜 저만 힘들까요? .....”

계속해서 이어지는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이 분은 지쳐 있었습니다.
카드를 펼치고 본 결과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인연으로 사랑해 왔고 결혼해서 기다리던 아이까지 임신 했으나 그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지를 묻고 잠시 기다렸습니다.

어렵게 말을 뗀 내용은 자궁 속에서 부터 아이는 기형으로 자라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위로를 할 틈도 없이 울컥하며 울어버리는 바람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화는 끊어졌고 상담은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전 카드를 덮을 수 없었기에 기다렸습니다. 분명히 다시 전화가 올 거라는 느낌이
있었기에 기다렸던 것입니다.
얼마 후 다시 그 분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이번에 담담하게 고민을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를 지워야할지?... 낳아서 키워야하는지?...
지금 신랑과는 아이 문제로 다툼이 심해서 더 이상 의논의 대상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시부모님들은 그런 아이가 생긴 것은 “밭”이 좋지 못한게 아니냐고 노골적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말 하셨습니다.

여튼,
고민의 시작은 그 아이의 임신인 것을 자각하게 해야 했습니다.
첫 아이라 가지는 신비로움과 경이로움 때문에 그 험한 희생을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도록 상담하였습니다. 이윽고 다소 차분해진 내담자는 진지하게
“어떻하면 좋을까요?“ 라고 다소 직설적으로 질문을 하였고
카드가 말하는 대로 말씀 드리겠다고 한 뒤 그대로 말씀 드렸습니다.

“Death”카드가 주는 강한 에너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죽음이 아니라 재생!”

아이를 살해 했다는 죄의식에서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이는 이미 지운 상태였고 다만 스스로 죄의식에 벗어나지 못해서 자꾸만
신랑과 시어머니가 원망스럽고 그때 한 말을 생각하며 자학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했던 행동이 마음에 걸려서 아이를 지운 후에도 계속해서 죄의식에 시달린 내담자는
자신의 행동을 위안 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또한 희망을 잊지 않기 위한 자각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아이는 다시 이쁜 모습으로 돌아 올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시금 오기 위해선 반드시 돌아가야만 했을 거라고.......

잠시 침묵이 흐른 뒤에
담담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다시 올 아기를 위해 준비하겠다고”그 순간 너무나 기뻤습니다.

네.... 분명, 분명히 다시 만나서 못해준 사랑을 한 없이 줄 거라고
카드는 말하고 있었습니다.

●호흐마의 생각 조각●

오염으로 가득 찬 현대. 마치 그 부산물처럼 따라다니는 기형임신
남자보다는 자궁속에 품었던 여성에게 육체적, 정신적 데미지를 주고 있습니다.
뜻하지도 원하지도 않은 비정상적인 임신으로 주위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하고
죄인이 되어 평생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죽음을 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생명이라는 존귀함을 느끼기도 전에 이별의 아픔을 먼저 만나야 했던 내담자.
그녀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어 보람을 갖습니다.
호흐마도 진심으로 당신의 선택과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