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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운을 피한 시집살이

중년의 부부가 번갈아 가며 서로 전화기를 뺏고, 뺏기기를 반복하다
결국, 아내가 완전히 차지해 버리고는 본론으로 들어가길…

-남편이 명예퇴직을 하게 되어 식당을 할까 생각 중인데요~
하면서,
여태 시집살이 한 자신의 신세타령을 시작한다.
식당을 개업하면서 시부모님 댁에서 나와 분가하여 살 작정이란다.

남편은 전화기를 빼앗겨 나가버렸는지,
시부모 흉보는 소리에 화가 나서 나갔는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시집 올 때 남편이 모아둔 돈이 없어 시댁에 얹혀 살게 된 것이 결국 이렇게 십 수년이 지나고 말았다….
-제사에 명절행사에 막내 아들이지만 시부모와 같이 살다 보니 모두 자신의 몫이었다….
-이제는 다른 자식들이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공평하다…. 등등….

이렇게 긴 사설 뒤에 나온 결론은 남편에게 어울리는 업종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정신은 없었지만, 확실한 것은 시댁을 나오는 순간 알거지가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아파트 경비를 보던 건물 청소부를 하던 남의 밑에서 일해야 조금이라도 돈이 모이지, 우두머리로 나섰다가는 다 들어 먹을 것이라고 덧붙여 주고 상담을 마무리해 버렸다.

억울할 수 있겠지만, 그 지겨운 시집살이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위험한 일들을 피해왔다.
시부모랑 살았기에 그 액운이 비껴간 것을 알 턱이 없는 며느리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