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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솔루션 20 : 구남친의 새 연애
이별 따위에 지지 않으려 전보다 더 정신 번쩍 차리고 열심히 살아왔건만.
이제는 진심으로 웃을 수 있으리라 다짐한, 새로운 아침.
나보다 한발 빠른 구남친의 새 연애 소식이, 당신을 넉다운 시킵니다.
몰랐으면 좋았을 그들의 행복. 하필이면 내가 혼자일 때, 세상은 나보다 더 행복한 걸까요.
글. 도람

<나는 정말 괜찮아!>

그래요, 당신은 웃어넘겼죠. 별 얘기 아닌 듯 시크하게 넘어갔죠.
주변 사람들은 원치 않죠. 당신이 구남친의 뉴스를 듣고 울고불고 하리라 생각하지 않죠.
그래서, 당신은 정말로 쿨한 듯 연기했어요.
하지만, 내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지 않았는데, 상대가 먼저 연애를 시작하였다면 그건 엄연하게 억울하고 화가 나고 허탈한 상황이 아닌가요.
나를 애정하는 당신들이라면, 내가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걸 왜 모를까요.
뉴스를 전하는 너님들이 더 원망스럽다고요.

<이별은 이별일 뿐>

만약 두 사람이 목숨 걸고 사랑했다면 이별은 없었습니다. 모든 이별은 마땅해서 찾아오죠.
더 만나기 싫었던 누군가가 헤어지자고 결정했죠. 물론, 사랑했겠죠.
하지만, 계속되는 연애보다 이별이 낫다는 판단과 결정 하에 헤어진 인연이에요.
두 사람이 만드는 행복보다 고통이 더 컸겠죠. 그래서, 각자의 길을 가기로 정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별 직후의 상실감에, 헤어진 연인에 대한 애정이 어느 때보다 크게 불타오릅니다.
지나간 시간 하나하나가 눈앞에 밟히고 헤어진 연인은 실제보다 이상화되죠.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것 같고 꿈에서도 사랑은 계속돼요.
하지만, 그것은 이별이라는 갑작스런 변화가 불러오는 심리 저항이고 부질없는 바람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이미 공식적으로 끝을 보았죠.
장난같은 이별이든, 울고불고 고통스러워하며 헤어진 이별이든, 이별은 이별. 세상이 끝난 것도 아니고,
내 존재 가치가 떨어진 것도 아니고, 하나의 인연이 매듭을 지은 결과일 뿐입니다.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남남입니다. 서로 맞지 않았던 사이죠.

<사랑의 또다른 이름>

“이별 = 슬픔”에 세뇌 당한 연애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정말로 슬픈지 아픈지 가늠하기 전에, 고통 속으로 빠져들기 십상이죠. 상대를 향했던 사랑이 갈 곳을 읽고, 비로소 자신을 향해 돌아옵니다.
자기연민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에요. 사랑했던 만큼 슬픔은 깊을 수 밖에요.

이별이라는 변화 상황은 분명한 스트레스 조건입니다.
갑작스런 스트레스 앞에서 멀쩡한 사람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이별한 사람들은 일단 이별이 안겨 준 고통을 선택해서 그 안에 머무릅니다.

과거를 접고 미래를 도모하는 도전보다 이별이 안겨준 고통을 곱씹는 쪽이 훨씬 달콤하기 때문이죠.
원한다면 이별 후유증은 언제까지라도 계속될 수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똑 같은 이별이 상대에게는 다른 방식으로 흘러갑니다.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목표를 찾은 사람들은, 삶을 충실하게 꾸려가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 사랑을 탐구합니다.
그러는 동안 변화 앞에 눈 감은 당신은, 영원히 바래지 않는 기억 속의 연인과 오래도록 혼자 사랑할 수 있었어요.

<영원한 이별은 없다>

이별을 극복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하나 드릴게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과거의 자신을 향한 애틋한 애도의 기간을 보내고 있다, 잘 포장해 보아요.

하지만, 결국엔 당신도, 혼자서 하는 이별의 연장전이 얼마나 지긋지긋한지, 얼마나 자기소모적인지, 얼마나 의미 없는지 깨닫게 됩니다.
어떤 자기연민도 결국에는 건강한 자기애로 부활할 테니까요. 시간의 힘이란 그만큼 강력합니다.

헤어진 연인이 나보다 먼저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면, 당연한 수순입니다.
인간은 과거만 붙들고 살진 않으니까요.

<다음 연애의 의미>

나의 구남친들이, 구여친들이 새 연애를 시작할 수 있었다면, 우리의 연애가 그렇게 최악이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나와의 연애가 엉망이었다면, 한동안 연애고, 사랑이고, 무엇도 할 수가 없었을 겁니다.
나와 헤어진 연인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도 벌떡 일어나 새 연인을 만났다면,
당신이 그와의 연애를 통해 삶과 사랑에 대한 에너지를 남겼기 때문이죠.

당신은 무가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훌륭했었습니다.
그에게 지난 연애가 의미 있었기 때문에, 또다시 새로운 관계를 찾아나섰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당신도 이제 우울을 거두어요. 지난 사랑을 그만 되짚어요. 더 멋진 연인을 찾아 나서요.
그와 함께 걸었던 길을, 새로운 연인과 한 번만 걸어보세요.
불타오르는 새로운 사랑을 하면, 지난 기억이 남겨준 추억도 어느새 가물가물 멀어집니다.

그것이 성숙이죠. 상처를 각오하고 도전할수록, 더 큰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사랑을 보내고, 더 어른이 되세요.
이별의 속성을 모르고 이별에 지고 말면, 무엇도 남지 않아요.
이별의 절대시간을 자기애로 채워 차곡차곡 보낸 다음, 비로소 허리 펴고 일어서는 순간에는 당신은 전보다 더 근사한 사람이 됩니다.
그것이 사랑을 하나 겪어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인생의 선물이죠.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는 이상, 기억 속의 그는 여전히 내 사람입니다.
현실을 받아들이세요. 더 이상 서로가 서로에게 내 남자 아니고, 내 여자 아니에요.
영영 혼자가 되기는 싫다면, 한 발짝을 떼야 해요.

과거를 과거로 보내고, 현재를 누리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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