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운세 :: 당신의 조언자, 헬로우운세

러브 솔루션 17 : 벽과 연애하는 기분
연애는 짜릿해, 늘 새로워, 사랑이 최고야, 연애는 역시 행복해! 하지만, 이런 마법 같은 시기는 보통 짧죠.
영화 같은 처음이 끝나면, 다음부터는 잔잔한 일일 드라마가 되고, 점점 밍숭맹숭하다 못해 시들시들해진 날,
마지막으로 사랑한다 말한 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 나죠.
맨날 바쁘다며 연락조차 잊어버리고, 결국엔 내가 연애를 하긴 하는 건가 긴가민가해지는 고독한 연애.
벽 같은 상대를 해결하는 연애해법, 러브 솔루션에서 알려드립니다.
글. 도람

<벽이 문제인가, 내가 문제인가>

처음부터 벽인 줄 알았다면 안 만났겠죠.
하지만, 상대의 진짜 성격은 연애의 달달한 초기를 지나고 나서야 나오잖아요.
그래서, 이미 맘 주고 정 주고 나서야, 벽인 걸 깨닫고 당황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내가 뭔가 잘못했나, 오해했나, 착각했나, 허둥대기 일쑤죠.
하지만, 당황은 넣어두세요. 차근차근 이 문제를 분석해봅시다.

벽 같은 연애상대를 만났다면, 내가 벽을 만들었구나 자책 말고, 사랑이 원래 외로움의 씨앗이더라 포기 말고,
연애에 대한 고민을 일시정지해 보세요.
연애 말고도 행복할 수 있는 나의 세계를 더욱 튼튼하게 구축해보세요.
그러면, 연인이 있거나 말거나 나는 얼마든지 현실감각 놓치지 않고 제대로 살 수 있어요.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고, 자책도 남탓도 안 하며 현명할 수 있죠.

벽을 만났다면 십에 구할은 벽 탓이에요.
원래 벽이었는데 연애 초기에만 잠시 벽 아닌 척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벽이었다 판명되었다면, 굳이 어렵게 벽을 깨지 마세요.
벽인 사람은 벽이라서 편하고 좋기 때문에 벽으로 살아요. 생각해봐요.
벽 없이 사는 세계도 있는데, 내가 왜 거길 가질 못해.
왜 거길 가지 않아. 안 그래요?

<벽의 속성>

연애 초기에는 누구나 아티스트가 됩니다.
넘치는 사랑으로 한 편의 시와 같은 감동적인 텍스트를 보내고, 섹스는 눈물 날 만큼 환상적이고,
물샐 틈 없이 촘촘하게 연락을 하죠.
하루라도 못 보면 안 되는 줄 알고, 친구들, 가족들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죠.
지나치는 내 말 한 마디에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하고, 같이 있으면 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죠.

하지만, 이게 얼마나 가겠어요.
이 시기가 지나면, 연락은 시들하고, 예술적 영감은 사라지고, 눈에서는 지루한 하품으로 눈물이 돌죠.
섹스는 매너리즘에 빠지고, 내가 울고 속상해해도, 자기를 스트레스 주지 말라고 해요.
낡디 낡아 둔하고 미련한 이 인간은 도대체 누구인 건지, 머리를 쥐어뜯고 싶어져요.

<필승, 벽 판별법>

벽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연애초기에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반드시 있습니다.

이 사람이 원래 어떤 연애를 하는 사람인지, 어떤 사랑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인간관계 철학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죠.
오랜 지인이나 친구에게, 혹은 가족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보세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를 쌓아가는 타잎인지, 가까울수록 다정하게 챙기는 타잎인지,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지, 삶에서 연인을 얼마나 우선순위로 생각하는지, 대화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수다 떨 능력은 있는지, 자기 표현 능력은 있는지.

연애 처음은 다 이벤트용 아이덴티티라고 가정하고, 하나하나 검증하고 점검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죠.
그리고 안심되면 그 때 나도 막막 사랑한다 빠져들어도 ok!

<벽일까 아닐까, 긴기민가 할 때>

안타깝게도, 우리가 만나는 80%의 연애인들이 짧은 아티스트 기간을 거쳐 흔남흔녀 되는 수순을 밟죠.
누구나 연애 초기에는 20%의 슈가 보이, 슈가 걸인 것처럼 위장하거든요.
그래서, 80%에 속하는 징후가 나타날 때는 재빨리 조치를 취해야 하죠.
연락이 뜸해지는 초기에. 애정표현이 사라지는 초기에.
내 스케줄보다 친구와의 스케줄이 중요해지는 초기에 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애인들이 꾹 참고, 이 시기를 넘겨버려요.
설마 사랑이 변할 리 없고, 그래서 상대의 피곤함이 개선되거나 사라지면, 다시 연애 초기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상상하죠.
네, 이건 상상 혹은 환상이에요.
원래 안 그런 사람이 다시 반짝이기 힘들거든요.
상대는 애초에 소통이 안 중요한 벽이니까요.
그리고,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피곤해지고 시들시들해지지, 시간이 지난다고 피곤함이 사라지지는 않잖아요.
나이 들수록 피곤 가속도가 높아지는데, 안 그런 사람 흔할까요.

<최후의 연애 심폐소생술>

상대가 벽으로 판명되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마지막으로 편지를 써요.
진심을 담아서, 지금 자신이 원하는 바를 써요. 서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다면,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말해요.
이 사랑을 믿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지쳐서 포기하기는 싫다고, 당신이 좀더 표현을 해야 한다고 써요.
지금까지 참고 있는 게 한계라고 해요.

그리고, 매우 구체적으로 서로가 할 수 있는 애정표현들을 부탁해요.
사랑한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이 필요하면, 그 말을 언제 해달라고 요청해요.
감정표현이 얼마나 중요한 지 설명하세요.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최소한 얼마가 필요하고, 그 약속을 절대로 지켜달라고 해요.
단순히 바쁘다는 말은 공허해요. 그저 핑계로 들릴 수 밖에 없어요. 바쁘면 바쁜 얘기라도 해달라고 해요.

두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툴을 하나라도 확보하자고 해요.
그게 편지든, 이메일이든, 문자든, 카톡이든 뭐라도 선택해 달라고 해요.
어떤 인간관계도, 소통하지 않고는 지속될 수 없잖아요.

그렇게, 편지를 써요.

그리고, 언제까지 답을 달라고 해요. 반드시 데드라인을 정해요.
그 다음에는, 그의 대답에 따라서 서로의 실천방법을 정해요.
두 사람은 대화 시간이 필요해요.
그걸 확보할 수 없다면, 연애고 뭐고 관계 자체가 무의미하죠.
그저 기다려달라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부탁이죠.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대화하려는 노력을 해보세요.
만약 마지막 기회를 주어도 벽이 녹지 않으면, 내 선택의 실패를 인정하고 연애 접어요.
벽은 깨는 게 아니라 피하는 겁니다.

참는 연애는 의미 없어요.
그동안 참고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라고 아까워하면.
절대 내 연애를 행복하게 못 만듭니다.
참으면서 살면 암 생겨요. 행복하게 살아야죠.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묵묵부답으로 살아도, 본인은 별로 안 불편한 사람 많아요.
대화와 소통을 원하는 상대만 죽어나죠.
냉정하게 생각하세요. 결혼했는데 벽하고 살고 있습니다, 라는 고민도 전 많이 받고 있답니다.
연애할 때도 똑같이 벽이었는데, 결혼하면 달라질 줄 알았대요.
왜 그런 비합리적인 추론으로 결혼을 감행했을까, 신기하지 않나요.
자신의 삶을 제대로 선택하며 살겠다 각오하면, 결혼만을 목적으로 내 이성의 눈을 감는 오류는 피할 수 있어요.
소통은 모든 관계의 기본조건이라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