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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솔루션 16 : 이 마음, 우정일까, 사랑일까?
내 감정이 착각일까, 호기심일까, 아니면 남자와 여자라서 갖고 있는 본능적인 끌림일까,
아니면 정말로 우정이 연심으로 자란 걸까.
늘 친하던 친구를 이성으로 자각하게 되는 순간은 느닷없이 닥칩니다.
하지만, 지난 세월 내 연애는 언제나 그를 제외하고 시작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동안 그 녀석이 신경 쓰이는 마음, 대체 무엇일까요.
우정 이상 사랑 미만을 푸는 방법, 러브 솔루션에서 알려드립니다.
글. 도람

<애정은 태그 붙이기 나름>

내 감정에 커밍아웃의 기회를 주지 않는 주체는 바로 당신.
내내 생각나고 아쉽지만 섣불리 좋아한다,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오래 유지해온 보험을 해약하고 싶지 않은 심리’와 같죠.
연애관계보다 우정관계가 더 베너핏이 크기 때문에 커밍아웃은 피하죠.

만약, 마음이 정말로 차고 넘치면 이것저것 잴 여유가 없습니다.
거절을 당하든 우정을 깨뜨리든 일단 go! 겠죠.
하지만, 저질러보기 전에는 마음의 크기를 알기가 어려워요.
도무지 솔직해지기 힘들다면 딱 거기까지가 당신 진심의 크기라는 얘기니까, 미련도 후회도 할 자격 없다는 것, 말씀드리고 싶어요.

가까이 있는 이성친구란 친구이기도 하고, 당연히 이성이기도 합니다.
특히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부터 가까웠던 소년이 남자가 되고 어른이 되고 연애도 하고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행운이 있다면, 우정과 애정, 동지애는 물론 모성애까지 경험할 수 있지요.
내 친구고 가족이고 동시에 남자아이죠.

사람의 감정은, 여기까지는 인간적인 호감, 여기까지는 동정, 여기까지는 이성적인 애정, 여기까지는 본능적인 욕망,
하는 식으로 슥슥 선을 그을 수 없습니다.
상대가 내 옆에서 변신을 거듭하는 동안 당신의 마음도 변하고 자라고 흘렀겠지요.
매순간 변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그 사이를 오고가는 감정을 어떻게 딱딱 자르고 이름 붙일까요.

<이상형의 정체>

내가 애인이 있을 때 그는 친근한 지인이고, 애인이 없을 때는 나의 외로움을 몰래 투사할 수도 있는 존재죠.
만약 그 남자아이가 매력적인 성인으로 자랐다면, 나의 감정은 더욱 깊어질 거예요.
그와의 오랜 역사가 짝사랑의 역사처럼 생각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죠.

오랫동안 그가 이상형이었던 이유는, 아직 그와 연인 관계가 되어보지 않아서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애를 하면서 자신의 다른 인격을 발견하기도 하고, 원래의 모습에서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거나 퇴보하지요.
연애는 상대가 사랑하는 방식을 알게 되면서, 그 사람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기회입니다.
만약 실제로 사귄다면, 그는 당신의 머릿속에 살았던 이상형의 남자와는 전혀 다른 남자일 지도 몰라요.
생각보다 더 좋을 수도, 생각보다 더 나쁠 수도 있죠.

정말로 연애를 한다면, 두 사람의 화학작용이 근사한 향기를 낼 수도 있고, 삐걱대고 상처 입히며 시들시들해질 지도 몰라요.
연애는 모든 결과를 다 갖고 있는 가능성의 세계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상대가 정직하기만을 바라는 것 밖에는, 무엇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마음을 해방시킬 용기>

감정을 고백하지 않고 전달하는 방법은 없어요. 우리는 아직 텔레파시 능력이 없잖아요.
두 사람이 정말로 절친이라면, 잃을까 두려울 정도로 소중한 존재라면, 좋아하는 마음을 밝혔다고 해서, 관계가 깨어질 리는 없습니다.
모든 연심은 인간적인 애정 위에 자라기 마련이니까요.
내가 그의 연애상대가 아니라고 해도, 상대는 나에게 상처주지 않고 친구로서 안아줄 거예요.

그에게 마음을 전해요.

진심을 전한다면 상대도 진심으로 대답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의 대답을 듣고 잘 생각해봐요. 내 마음은 그에게 진심을 전달함으로 해서 구원 받았는가.

자, 시뮬레이션 해봅시다.

그는 내 마음을 거절 할까요? 비웃을까요? 못들은 척 할까요? 누구나 진심을 전할 때는, 그런 악몽에 시달려요.

옆에 있으며 내내 말 못하는 고통보다는, 진심을 전하고 마음을 해방시키세요.
만약 용기를 내서, 친구의 대답을 듣게 된다면, 당신도 그 때부터는 진짜 어른이죠.
당신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당신은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도 용기를 내서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멋진 여자가 될 거예요.

그리고, 한가지.

최악의 결과로. 그가 당신의 진심을 장난으로 받아넘겨도 상처받지 마세요.
친구의 진심도 못 알아줄 정도로 그가 아직 꼬꼬마라는 뜻이니까요.
진짜 남자는 여자의 프로포즈를 비웃지 않는답니다. 마음 툭툭 터시면, 더 멋진 인연을 찾아나설 수 있어요.

행운을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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