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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솔루션 13 : 오피스 어페어, 어떡하죠?
처음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정신차려 보니 당신의 심장에는 이미 감정이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본의는 아니었죠. 예상조차 하지 못했죠. 그런데, 마음이 저만치 달려간 후에야 상대에게 연인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대로 접기엔 오랜만에 설레고, 나를 선택하라고 당당해질 용기는 없고. 하루종일 함께 있는 우리.
하지만, 나는 그의 연인이 아닌 직장 동료일 뿐이죠. 미적지근 밍숭맹숭 재미없다는 상대의 연애 고민을 듣다 보면, 나에게도 기회가 올 것 같지만 과연.
원치 않는 오피스 러브 어페어를 피해야 하는 상황, 러브 솔루션에서 풀어봅니다.
글. 도람

<연애인이면서 연애를 도모하는 이유>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연애활동은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이루어집니다.
즉, (직장인인) 연애인들은 회사에 나가지 않는 시간을 활용하여 연애를 하죠.
하루가 24시간이라면, 수면과 통근시간을 제외하고, 거기서 법정근로시간 8시간을 빼고 나서 남는 시간에 연애를 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야근과 초과근무를 밥 먹듯 하고 있다면.
만약 당신이 너무나 스트레스 받고 피곤해서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다면.
만약 당신이 취미? 여행? 휴가? 칼퇴근? 그게 뭐지, 먹는 건가, 싶다면, 연애인이 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단 얘기.

연애를 하는 데도 연애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있는 사람과 연애 감정을 나누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직장인들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누굴까요. 아마도 직장 동료거나 선후배거나 상사나 부하겠죠.

그래서, 직장 내 불륜도 횡행하고. 성희롱도. 선은 넘지 않지만 정서적인 부부나 커플처럼 움직이고.
친구나 동료라는 이름표를 붙인 뒤, 우정이나 팀웍이라는 이름으로 뜨겁게 지내기도 하죠.

오피스 어페어. 어디까지가 바람직하고, 어디부터는 자제해야 할까요.

직장에서뿐 아니라 동호회나 취미 네트워크에서도 이런 유사연애관계는 정말 많습니다.
연인이 있는 연애인들은, 누군가에게 선택 받으려는 절실함이 없는 대신, 가진 자 특유의 여유와 관록이 저절로 드러나죠.
사랑해 보았기 때문에 사랑 받는 방법도 알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애시장에서 상대적 우의를 차지합니다.
유부 클럽이어도 혼외 연애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별과 만남이 어렵지 않습니다.
연애가 어렵고 두려운 인간관계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이성과 친구가 되는 것조차 어려운데 말이에요.

<내 인간관계의 기준은 무엇인가>

연애시장에서의 분배의 불균형,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자본주의 경제논리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가진 자에게 더 가지는 일은 어렵지 않아요.
때문에, 내가 사람이 고프고 사랑에 목마를 때 유혹의 힘은 강렬해집니다. 그래서 내 기준이 바로 서 있어야 하죠.

가장 가까이 있고, 함께 프로젝트를 해결하고, 일상 대부분의 사건들을 나누게 되면, 개인적인 안전거리를 지킬래야 지킬 수가 없죠.
연애적령기의 청춘들은 흔히들 이런 오류에 빠집니다. 늘 같이 있고, 늘 대화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가 만지고 키스하고 사랑하고 결혼하는 연인은 따로 있습니다. 내가 아니에요.

이제부터는 제대로 눈을 떠야 하죠. 나의 행동 규칙도 정해요. 나는 내 연인에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내 연인이 아닌 이성에게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내 연인은 아니지만 내 친구에게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리고, 호감이 가는 이성에게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상대의 행동도 잘 판단해야 합니다. 연인이 있는 사람이 나에게 해도 되는 말과 행동은 어디까지인가.
회사 동료로서의 매너와 에티켓은 어디까지인가. 친구 간에 허용되는 말과 행동은 어디까지인가.
내가 받아줘야 할 선은 어디까지고, 상대가 제대로 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 것인가.
해결할 질문들은 많습니다.

<오피스 어페어, 실전 솔루션>

포인트는 이렇습니다. 너무 관대해지지 말 것. 내 맘과 다르게 쿨한 척 말 것.
속내와 다르게 순진한 척 말 것. 호의와 호감은 최대한 수용하고 받아들이되, 내가 정한 선을 넘어서는 호의와 호감은 즉시 지적할 것.

"당신 여친(혹은 남친)이 그 말을 들으면 날 질투하겠는 걸." "이런 식으로 나한테 잘해주면, 당신 여친(혹은 남친)이 오해하겠다. 앞으론 신경 좀 써."
"나한테만 이렇게 친절하지 말고, 여기 파트에 있는 다른 동료들한테도 좀 공평하라구. 나만 특혜 받는 것 같잖아."

이렇게 매우 구체적으로 말해주어야 합니다.

드라마, 영화, 혹은 온갖 잡지에서 말하죠. 이성의 이런 행동, 호감의 의미다.
하지만, 상대의 말과 행동이 수수께끼나 암호라면, 상대가 알아차리거나 말거나 그게 중요하지 않단 뜻입니다.
당신은 일시와 장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 상대와 약속장소에서 만날 수 있나요? 그런 건 없잖아요. 안 그래요?

순간적인 호의나 보편적인 친절에 너무 휘둘리지 말아요. 별 의미없이 친절하고 매너좋은 사람은 많습니다.

직장동료로서 해야 하는 말과 행동의 기준이 분명해지면, 사적인 대화를 적절히 편집하는 포인트가 보이고
내 호감을 빌미로 요청하는 무리한 업무 협조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무료 연애상담역이 되는 일도 웃으면서 피할 수 있죠.

<내 안전거리는 내가>

부내나는 부농*들은 말과 행동에서 여유와 다정이 넘치기 쉽죠.
연인이 있지만 이성친구들과도 다정하고 친절하고 알콩달콩 잘 지내요.
다정다감하고 수다도 잘 떨고 리액션 좋고 자기만의 애정관이 있고 웃는 모습이 사랑스럽죠.

그런데, 내 사람 아닌데 사랑스러워 보았자 어디다 쓰겠어요.
의미없는 사랑스러움에 휩쓸려 애정과 도움을 퍼주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의 중앙선 넘어 짝사랑 이벤트에 당첨되고 맙니다.

사회생활 할 때는 적당히 선 긋고 감정 제어도 해야 진짜 멋진 어른입니다.
남사친과 여사친 사이에 우정 이상 사랑 이하를 저울질 하는 것만큼,
회사에서는 동료애, 팀웍, 파트너십을 핑계 삼아 사심을 채우려는 시도는 흔하게 일어납니다.
연애는 어디서도 시작될 수 있지만, 요즘처럼 취업 힘든 시대에는 내 사회적 생존과 직장 내 인간관계는 무엇보다 소중할 수 있죠.

누가 먼저 직장 내 안전거리 이래야 한다, 가르쳐주지 않죠.
그래서 내 기준이 중요합니다. 내가 정말로 삶을 온전히 책임지고 평화로울 때는,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는 튼튼한 인연이 옵니다.
맘껏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는, 유사연애 관계에 휘둘리지 않도록 늘 조심! 오피스 러브 어페어, 이제는 당황하지 말고 차근차근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부농 : 연애하는 연애인. 세상을 핑크빛으로 산다 해서 부농(=분홍), 정서적으로 부자라고 해서 부농이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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