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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솔루션 07 : 끝이 뻔한 연애, 미련을 거두는 방법
그 사람에 대해서 이미 잘 아는데도. 그와 연애하면 결코 좋은 결말이 나올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머리로는 결론이 나왔는데 심장은 아직도 나를 배신하는 상황.
미련인지 미련해서인지 자신을 인정할 수 없지만, 있는 감정을 없는 셈 칠 수도 없는 일. 답 없는 걸 알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당신을 위한, 러브 솔루션.
글. 도람

<미화된 과거와 직면하라>

기억 속의 연애는 언제나 실제보다 아름답습니다.
인간은 고통스런 기억보다 달콤한 기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기억을 고통만으로 채우고 싶은 사람은 누구도 없습니다.
이미 지나간 연애가 그립다면, 어쩌면 기억의 반작용일 지도 몰라요.

내가 지금 연애 중이 아닐 때, 기억 속의 연애는 계속 리플레이 되고 기억 속의 그 남자도 점점 실제와는 다른 이상형의 남자가 되어갑니다.
머리 속에서 재구성되는 두 사람의 연애는 가끔은 행복한 추억도 만들고 가끔은 상처를 되풀이하기도 하면서,
저 멀리 어딘가에 실재할 것 같은 유령이 되어갑니다.

내 몸은 현재를 살지만, 일시멈춤인 연애는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내가 과거의 유령과 헤어지지 않으면, 결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없죠.
머리 속에서 혼란스럽게 조각조각 흩어진 기억은,
상상 혹은 망상과 뒤섞여서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만들어낸 가짜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자, 이제 잠에서 깨어나서 현실로 돌아올까요.

눈을 뜹니다. 하나, 둘, 셋!

잠에서 깨어났다면 종이 한 장을 꺼내요.
그리고, 연필을 들고 하나하나 써봅시다.
그의 거짓말들을 써봐요.
그 때문에 상처받은 것을 써 보세요.
그의 인간성을 객관적으로 하나하나 평가해보세요.
그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다 써봅시다.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죠.

"그는 나에게 사랑한다 해 놓고 금방 양다리를 걸쳤죠.
우리가 즐거운 시간은 정말 짧았죠.
어차피 그의 애정은 그 정도 밖에 안 되었단 거죠.
그는 가벼운 사람이었어요.
그는 배려를 몰랐고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과는 얼마든지 연락이 쉬웠죠.
그는 거짓말쟁이였죠. 양심없는 사람이었어요.
나와 사귀면서 주변에 곧 헤어질 거라 떠벌렸죠.
헤어질 때도 헤어지자는 말도 제대로 못했죠.
찌질하게 자기가 시작한 연애를 자기 손으로 끝내지도 못했습니다.
그는 사고뭉치였고, 사람의 감정을 가지고 놀았으며, 제대로 사과하거나 인간관계를 정리하지도 못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줄행랑이나 치는 타입이었습니다.
그런 사람과 오래 만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가요. ”

보세요.
종이에 써놓고 보면 이런 남자와 다시 만나라고 등 떠밀어도 싫다 도망쳐야 마땅하다는 게 납득이 되죠.

<내 지난 연애는 사랑이었을까?>

당신은 또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결코 행복하지 않았던 내 연애. 나는 정말 그를 사랑했었나.
그는 나를 사랑했었나. 그것이 사랑이 아니었다면 대체 무엇이었을까.
사랑도 아닌데 왜 나는 이렇게 아픈가.

결론부터 짓자면.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겪게 될 진짜 사랑은 전혀 다른 모습이죠.
당신은 단지 연애라는 낯선 관계에서 생기는 설렘을 사랑으로 착각했을 뿐입니다.
모르고 아프고 당황해서 심장이 뛰는 것을, 그를 사랑해서 그랬다고 오해했을 뿐이죠.

당신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요.
고작 그런 남자와의 짦은 연애사건 때문에 소중하고 특별한 젊은 날이 상처 입어서야 되겠습니까.
아니죠. 결코 아니죠. 진짜 사랑이 그렇게 허접할 리 없죠.

좀더 적극적으로 그를 미워하세요. 다시는 되돌리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세요.
그리고, 내 상처를 똑바로 보세요. 피가 나고 곪고 보기에 흉칙해도 그대로 보세요.
그 상처를 미화하거나 눈을 돌리지 마세요.

당신은 단지 나쁜 연애를 한 것뿐이에요. 당신은 짧은 연애 기간 동안 최선을 다했어요.
그를 믿었고, 그를 용서하고자 했고, 그에게 예의를 갖추었지요. 당신은 조금도 잘못한 것이 없어요.
모든 규칙의 룰을 어긴 것은 그 사람이죠. 그런데, 왜 당신이 상처입고 힘들어해야 하지요?

<상처를 극복하는 비결>

물론 쉽게 기억이 지워지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시간은 반드시 모든 상처를 덮습니다.
당신이 여든 살쯤 되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젊은 시절의 고작 한 달이 당신의 팔십 평생을 좌우할 거대한 사건일까요? 절대 아니지요.
왜냐하면, 당신은 오늘 이후에도 얼마든지 훌륭한 새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잊혀지지 않는 기억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못 만난다는 핑계는 버리세요.
지금 연애하는 모든 사람들도, 과거의 연애를 완전히 망각하고 시작하진 않았습니다. 헤어진 연인의 말투, 습관,
좋아하던 취향이 자신에게도 남아있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하지만, 그것도 나의 일부분이랍니다. 지나온 나를 긍정할 수 없다면, 앞으로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법이니까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세요. 그리고, 그 사람을 잊기 위해서 새로운 사랑에 몰두해보세요.
새로운 사람이 보여주는 새로운 사랑에 흠뻑 빠지세요. 시간은 온전히 당신의 편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의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상처는 아물죠.

연애는 힘들어서 하고, 외로워서 하고, 심심해서 하고, 좋아서 하고, 고통스러워서 하고, 느닷없이 하고, 어쩌다가 시작합니다.
모든 연애가 좋은 날 택일 받아 백일기도 하고 시작하는 건 아니죠.
어떻게 시작하든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좋은 일입니다.

다시 누군가를 만나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그 사람만 바라보세요.
그러면, 당신은 언젠가 근사한 사랑의 추억을 가득 가진 여든 살의 할머니가 되어있겠죠.
시간의 힘을 믿고 어서 일어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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